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라고 난리치던 정부 뜯어 봤더니 이런것이 ?

[NEWS & VIEW] 3월 무역수지 사상최고 흑자 환율이 차려준 '불안한 잔칫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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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2 05:28

과감한 설비투자 없인 수출 경쟁력 강화 어려워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황형(型) 흑자' 구조인 데다 환율 효과에 도취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소홀히 한 채 안주했다가는 5~10년 후 경쟁국에 추월당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일 '2009년 3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283억7000만달러, 수입은 36% 줄어든 237억6000만달러로 집계돼 46억8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다"는 게 골자이다. 이는 역대 월간 기준 수출 최고액(1998년 4월·38억5000만달러)보다 7억달러 이상 많은 신기록이다.

특히 올 1월 9억9000만달러까지 추락했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지난달 11억8000만달러로 늘고, 수출 감소율은 21%에 그쳐 지난 1월(34%)과 견줘 회복세를 보여 '위안'이 되고 있다. 올 들어 3개월 동안 무역수지 흑자만 39억2400만달러로 불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수출은 지난 1월부터 2월, 3월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 올 연말에는 150억~200억달러 가까이 무역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내수 부진과 금융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이 한국 경제 회생을 이끄는 '버팀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상 최대 무역 흑자라는 겉모습을 벗겨보면 실상은 다르다. 무엇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가파르고, 주변국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출도 상당 부분 환율 상승효과에 힘입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입 감소율(-36%)은 1998년 10월(-39.3%)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컸다.

수출의 경우,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선박을 제외한 12개가 감소했는데, 이 중 11개 품목의 감소폭은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휴대폰·자동차·가전(家電) 같은 대표 상품들조차 해외 시장 점유율은 올랐어도 할인판매·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달 수출액은 최소 20%에서 최대 46%씩 곤두박질쳤다.

이 때문에 "작년 3월 대비 수출이 61%나 급증한 선박이 없었다면 무역 흑자는 불가능했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도 "3월 무역흑자는 선박류 수출 호조와 환율 효과가 올해 2월부터 본격 반영된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작년 1월 대비 43% 이상 오른 반면,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는 5~10% 정도 하락(평가절상)했다. 한국 제품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가만히 앉아서도 훨씬 높아진 셈이다. 업계에선 1달러당 환율이 100원만 올라도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 넘게 늘어난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런 비정상적인 무역흑자 구조가 굳어지는 가운데,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은 등한시하고 환율에 기대 무임승차했을 때 필연적으로 닥쳐올 '부메랑 효과'이다. 이미 자본재 수입 급감 등으로 국내 설비투자는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조적으로 주변 경쟁국들은 '포스트(post) 불황 시대'를 겨냥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일본 기업과 정부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대량 감원·공장 폐쇄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중국이 올 들어 '10대 산업 진흥정책'을 속속 내놓으며 업종별 기술력 향상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중국이 기술·품질력 향상에 성공하고 일본이 환율 상승 등으로 제품 가격을 대폭 낮춘다면, 한국 제품이 두 나라 틈새에서 협공당하는 '신(新)샌드위치' 신세로 내몰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수출을 활성화하려면 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 틈새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시장 개척 노력과 범정부 차원의 마케팅·지역별 통상협력 지원, 중소기업·종합상사 등에 대한 수출 금융 확대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우리 산업의 '진짜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다. 11년 전 외환위기 때 과감하면서도 집중적인 연구개발(R&D)·설비 투자로 선박 수주량, 인도량, 수주잔량(주문을 받아놓은 일감) 등 3개 부문에서 6년 연속 세계 1위를 질주하며 한국 산업계의 빛나는 '희망'으로 자리매김한 조선 산업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by 芝石 | 2009/04/02 11:0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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